마지막 업데이트 02-05
테슬라, 모델 S와 X를 단종하고 로봇 생산?
마치 부고 기사의 첫 문장처럼 느껴지시지 않나요?
테슬라는 자사의 상징적인 전기차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공식적으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더 새로운 후속 모델이 나오기 때문이 아닙니다.
대신 테슬라는 해당 생산 공간을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테슬라는 2025 회계연도 실적 발표(어닝 콜)에서 CEO 일론 머스크가 직접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을 다음 분기부터 사실상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머스크가 밝힌 이유는 이렇습니다.
쉽게 말해, 테슬라는 더 이상 ‘자동차 판매’가 중심인 회사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현재 재고가 남아 있는 동안에는 모델 S와 X를 계속 구매할 수 있으며, 테슬라는 기존 오너들을 위한 서비스와 지원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생산이 완전히 종료되고 남은 물량이 소진되면? 그걸로 끝입니다.
차세대 모델은 나오지 않습니다.
모델 S는 2012년 출시되며 테슬라를 ‘위험한 스타트업’에서 진지한 전기차 제조사로 끌어올린 주역이었습니다. 이어 2015년 등장한 모델 X는 팔콘 윙 도어라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고급 SUV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았죠.
특히 많은 한인·미주 거주자에게 이 두 모델은 테슬라를 단순한 전기차 브랜드가 아닌, 꿈의 차·성공의 상징처럼 느끼게 만든 모델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두 모델의 존재감은 점점 희미해졌습니다.
현재 테슬라 판매를 이끄는 주역은 모델 3와 모델 Y입니다. 실제로 2025년 한 해 동안 테슬라의 판매량을 보면 그 차이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즉, 모델 S와 X는 테슬라 전체 글로벌 판매의 약 3%에 불과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여러 악재가 겹쳤습니다.
이미 결말은 어느 정도 예고되어 있었던 셈입니다.
여기서 상황이 확 달라집니다.
테슬라는 단순히 자동차 두 모델을 단종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델 S와 X를 생산하던 프리몬트 공장의 공간을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Optimus)’ 생산용으로 전환하려는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해당 공간에서 최대 100만 대의 로봇을 생산하는 것이 장기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달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2026년 말까지 옵티머스를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물론 이는 상당히 과감한 약속입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옵티머스 시연은 기대에 비해 다소 아쉬웠고, 머스크가 일정에 대해 늘 낙관적인 인물이라는 점도 잘 알려져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이번 선택에 크게 베팅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수년 전부터 테슬라를 단순한 전기차 제조사가 아니라, AI와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기술 회사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번 결정은 그 생각을 아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이제 테슬라가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준비 중인 사이버캡(Cybercab) 로보택시가 장기적으로는 기존 테슬라 차량 전체를 합친 것보다 몇 배 더 많이 판매될 수 있다고까지 전망했습니다.
다만, 현실은 아직 그 기대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결정은 테슬라에게 대담한 방향 전환이자, 상당한 위험을 동반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최근 실적 보고서는 상황이 쉽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여기에 더해, 테슬라는 2025년 중국의 BYD에게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자리를 내주기도 했습니다.
한편 테슬라는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또 다른 회사인 xAI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이 결정은 테슬라가 경쟁 관계에 있을 수 있는 회사에 자금을 투입했다는 이유로 논란을 불러왔고, 실제로 일부 주주들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의 초대형 보상 패키지를 승인했습니다. 로봇과 자율주행이라는 미래 전략이 결국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베팅을 선택한 셈입니다.
오랫동안 한 차를 타는 경우가 많은 한인 가정에게는, 이번 결정이 장기 보유 가치와 신뢰성 측면에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테슬라 팬들 사이에서는 ‘S3XY’라는 브랜딩 농담이 유명합니다. 하지만 2026년 중반이 되면 그중 두 글자, S와 X가 사라지게 됩니다.
더 중요한 점은, 테슬라가 지금까지 만든 차량 중 가장 상징적인 두 모델의 생산을 종료한다는 사실입니다. 새로운 대체 모델이 나왔기 때문이 아니라, 회사가 스스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로 선택했기 때문이죠.
그 결과 테슬라의 라인업은 훨씬 단순해졌고, 회사의 미래는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자율주행·로봇·AI 기술에 대한 베팅 위에 놓이게 됐습니다.
테슬라는 단순히 모델 S와 모델 X를 단종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결정은 회사의 정체성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테슬라를 이미 보유하고 있거나, 앞으로 구매를 고민하는 한인 소비자에게도 이는 중요한 변화입니다. 왜냐하면 다음과 같은 부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 테슬라의 장기적인 브랜드 방향성
- 앞으로의 차량 라인업 안정성
- 테슬라를 여전히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신뢰
이 선택이 선견지명이었는지, 아니면 무모한 도박이었는지는 결국 한 가지에 달려 있습니다.
👉 로봇이 실제로 제대로 작동하느냐는 것.
지금으로서는 한 가지 분명합니다. 테슬라의 한 시대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